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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용감한 겁쟁이들의 이야기, <게릴라 씨어터>
입력 2015-05-26 |

 

연극 <게릴라 씨어터>는 오합지졸 게릴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비행기를 본 적도 없고, 총도 없으며, 글도 모른다. 

빈농 출신인 그들은 땀 흘린 만큼 배부르고 따뜻한 세상을 바란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독재정권에 대항하며 정글로 들어와 혁명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주던 산지기(이영주 분)와 산지기의 딸 이쁜이(전민선 분)가 갑자기 변한 것 같다. 

알고 보니 산지기는 삐라를 보고 변심한 것. 게릴라 대장(손경원 분)은 쌍꺼풀(민대식 분), 왕눈이(김현준 분), 투덜이(김미영 분)와 함께 산지기와 이쁜이를 설득하기 위한 연극을 준비한다. 글을 몰라 삐라를 만들 수 없는 그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들이 삐라에 나오는 것처럼 무식한 부랑자도, 무시무시한 사람도 아니란 걸 보여주고자 한다. 

이 연극은 브라질 연극연출가 아우구스토 보알의 일화를 모티브로 쓰였다고 한다. 민중 연극의 대가인 아우구스토 보알은 정글의 게릴라들에게 연극을 지도했다. 빈농의 출신으로 글을 알지 못했던 그들은 연극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보알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글을 방문했는데 갈 때마다 게릴라의 수가 조금씩 줄었다. 정부군과의 전투 속에서 한 명 한 명씩 전사했던 것. 그러던 어느 날, 두 명의 게릴라가 보알을 찾아와 2인극을 만들 수 없냐고 물었고, 이에 분노한 보알은 대체,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연극 따위가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라고 물었다. 게릴라들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연극마저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게릴라 씨어터>는 연극을 만드는 게릴라들의 모습을 통해 연극의 의미에 대해, 나아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역할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배우에 따라 캐릭터가 변화하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의 인간도 그와 비슷한 게 아닐까. 

중반 이후 등장하는 수색대는 위엄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수색대장(김신용 분)을 비롯하여 그를 은근히 무시하는 주먹코(김기홍 분)와 대충 대답만 잘하는 금이빨(박영남 분)까지 오합지졸 게릴라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게릴라들이 무서운 사람들이 아니듯, 수색대도 잔인한 사람들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게릴라가 될 수도 있고 수색대가 될 수도 있다. 왕눈이는 도망쳐서 게릴라가 되었지만, 그가 떠나고 그의 쌍둥이 동생 큰눈이(김현준 분)는 징집돼 수색대에 오게 된 것처럼. 

실제로는 말을 더듬고 어수룩하던 왕눈이는 극중 연극에서 용감한 게릴라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낸다.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겁쟁이왕눈이는 모두를 위한 희생에 용기 있게 걸음을 내딛는다. 

정글 같은 세상 속에서 우리도 그렇게 용기를 내어 한 걸음씩 나가야 할 일이다. 그리하면 게릴라들이 꿈꾸는 땀 흘린 만큼 배 부르고 따뜻한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게릴라 씨어터>는 극작가 오세혁이 쓰고 연출가 고동업이 연출했다. 531일까지 아리랑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김기홍, 이영주, 손경원, 김미영, 김신용, 민대식, 김현준, 박영남, 전민선 출연. 문의 주다컬처 070-4355-0010, 극단 아리랑 02-741-5332.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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