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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 그리고 <다이빙벨>,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입력 2015-01-22 |


2014416일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14416, 그날은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날이다. 배 안에는 476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그 중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도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엔, 내가 아는 여자애도 있었다 

이 사고로 295명이 사망했고, 현재까지 9명이 실종된 상태다. 또한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큐 영화 <다이빙벨>은 수중 구조 작업에 용이하다는 다이빙벨에 대해 다룬다. 종 모양의 잠수용 엘리베이터인 다이빙벨은 잠수부들이 그 안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장시간 수중 작업이 가능하다.

언론에서는 실패라고 떠들어대며 다이빙벨을 가지고 진도 팽목항으로 내려간 알파잠수종합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에게 실험을 하려고 갔다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했다는 등의 악의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다이빙벨>은 다이빙벨의 효과와 방식, 팽목항에서 실제로 일어난 과정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동안의 언론이 얼마나 거짓된 기사를 쏟아냈는지를 알려준다. 

사고 9일째인 24, 물살이 평소보다 크게 약한 소조기가 이날로 끝남에 따라 민··군 합동구조팀이 바다 위와 수중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업을 벌였다는 연합뉴스의 기사가 나왔지만, 한 실종자의 가족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봤다고 억울한 마음을 소리 높여 증언한다. 

고발뉴스와 팩트tv에서 생중계하기도 했던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 열린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과의 대화는 언론이 외면한 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수백 명이 구조 작업 중이라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의 말에 주변에 둘러앉은 실종자 가족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그들의 눈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수색 작업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과 이종인 대표의 통화가 이뤄진다. 한 차례 기존 작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다이빙벨을 아예 시도조차 못해보고 돌아가야 했던 이종인 대표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의 요청으로 다시 팽목항에 오기로 한다. 

하지만 결국 그 역시 한 명도 구조해내지 못했고, 한 명의 시신도 건져내지 못했다. 다시 돌아가게 된 이종인 대표를 잡을 수 없다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라는 이상호 기자를 향해 잠시 숨을 고르던 이종인 대표는 개 같다고 표현한다.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을 아는데 정말로 이럴 수는 없다며 눈물을 보이는 그의 모습에 참았던 눈물이 쏟아진다. <다이빙벨>은 감정적이 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지만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최대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화면을 통해 그저 보여주면서, 세월호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내는데 애쓴다. 

어떤 감정을 강요하지 않지만, 볼수록 분노와 무력감과 안타까움과 슬픔 등 복잡한 감정들이 화면을 가득 채워 흘러가는 바닷물처럼 넘친다. 다이빙벨 재작업 중인 배에 해경의 배가 와서 충돌하는 장면은 보기에도 아찔하다. 그것이 생명의 위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언제부턴가 상식이나 정의같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전설 속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 정도인 사회. 그럼에도 이종인 대표의 말처럼 권력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은 조금씩 변화해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영화 말미, 행진하는 한 아이의 아버지는 해경 말 잘 듣고 가만히 있으라고 아들에게 말했다며 눈물짓는다. 아이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아 자책하는 그를 이상호 기자는 다독인다 

누군가는 분명 이 사고의 잘못이 있다.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적어도, 당연히, 그것이 아이의 아버지는 아닐 것이다. 명백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앞으로의 일을 대비할 때 조금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내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언론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해경은 구조하지 않고 정부는 책임지지 않는다. 여기에 언론은 거짓말만 해댄다. 책임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아니라 이종인 대표를 향해 찔러대는 기자들이 언론의 다는 아닐 거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또한 무엇일까.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꾸만 무력감에 빠진다. 할 수 있는 게 기억하는 것뿐이라면 그거라도 해야겠다 

나는 이 글의 첫 문장으로 “2014416일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고, 해도 바뀌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잊어버렸을 것이다. 그것이 죄는 아니다. 나 역시도 이 글을 정리하기 위해 세월호 관련 기사를 다시 찾아봤으니까 

지난 112일 마침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설립준비단이 꾸려졌지만, 여야의 정치적 공방으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출범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빙벨>은 지난해 1023일 개봉해 현재까지 많은 상영관에서 자주 상영되지는 못해도, 꾸준히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다. <다이빙벨>을 모두가 마땅히 봐야하는 영화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보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떠들어대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15122일 오늘은, 282일째 맞는 416일이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glebbangzip.com)

[사진=아시아프레스, 씨네포트,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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