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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한 선택들, 세상을 향한 <펀치>
입력 2014-12-24 |

 

밀려나지 않고 높아지기 위해 30년을 매달린 인생을 살았던 남자가 있다. 남자는 아버지에게서 몹쓸 병을 물려받고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겨우 수술할 의사를 찾아 수술했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기적적으로 깨어난 남자는 하지만 종양 제거에 실패해 다시 3개월 정도가 남았다는 판정을 받는다. 그러니까 남자에게는 20153월까지가 인생의 전부다. 얼마남지 않은 인생, 그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예전처럼 살 기회를 잡고 제대로 된 작별 쇼를 할 수 있을 것인가. 

15일 첫방송을 시작한 SBS <펀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김래원 분) 검사의 마지막 6개월을 담은 드라마다. 정환은 지금은 검찰총장이 된 이태준(조재현 분)을 위해 기꺼이 왼팔이 되어,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해왔다 

그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사이, 태준은 과거 세진자동차 대표였고 지금은 오션캐피털 대표인 자신의 형 이태섭(이기영 분)이 세진자동차 연구원 양상호(류승수 분)를 죽인 사실을 덮기 위해 정환의 아내인 신하경(김아중 분)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넣었다. 하경은 딸 예린(김지영 분)의 유치원 급발진 사고를 수사하면서 세진자동차 뒤를 캐고 있던 상황.

 

 

완치되면 안 되는 남자 정환은 깨어났다. 이미 뇌물 수수혐의를 받고 그것을 없애주는 조건으로 정환의 수술을 맡았던 의사 장민석(장현성 분)은 혐의를 확실히 없애겠다는 확답을 받고 정환이 완치된 것처럼 수술기록을 조작한다. 드라마에서는 끊임없이 거래가 오간다. 

물론 정당한 거래는 없다. 아니 서로가 이익을 취하면서 자신의 패를 내밀고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을 보면, 또한 그러한 것이 비록 정의롭지 않더라도 서로간의 합의하에 이뤄지는 걸 보면 정당하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장민석은 법적으로 금지된 마약성 진통제를 일주일치만 주면서 뇌물수수 혐의를 벗겨줄 것을 요구하고, 이태준 수하에 있다가 밀려난 최연진(서지혜 분)은 법무부장관 윤지숙(최명길 분)을 만나 기자회견을 해 이태준의 비리를 폭로하되, 후에 청와대로 끌어줄 것을 요구한다. 

수사지휘권을 발휘해 성역없는 수사를 하려고 나섰던 윤지숙은 그동안 원칙적으로 잘 살아왔지만 잘못 살았다내 몸 깨끗하게 사는 동안 젊은 검사들이 다쳤다고 후회한다. 그녀는 내 몸 더럽혀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자리라 깨닫고, 연진과 거래를 하려 했지만 이마저 정환이 껴들면서 실패하고 만다 

정환은 정의로운 검사 이호성(온주완 분)을 향해 세상이 네 생각 같았다면 나도 너처럼 살았을 거야라고 말한다. 이 말은 정환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말이자, 드라마가 전달하는 메시지인 것만 같다. 그렇다. 세상은 호성처럼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서로를 도우면서 살아가는, 상식과 정의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호성은 하경을 위해 유치원 운전기사의 아내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운전기사의 아내는 유일하게 곁에서 운전기사의 잘못이 아니라 차량의 급발진 문제임을 밝히기 위해 애쓴 하경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한다. 이미 이태준의 오른팔인 검사 조강재(박혁권 분)가 다 손을 썼기에 하경의 눈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손을 떨면서도 하경이 승진에 눈이 멀어 사건을 부풀리려고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경은 진실을 밝혀주기 위해 애썼지만 운전기사 아내의 경제적인 문제까지 도와주지 못했다. 진실은 힘이 없지만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에게는 돈이 있다. 정환은 운전기사의 수술비와 밀린 병원비, 운전기사 아내가 할 수 있는 김밥집 계약한 돈 8천만원까지, 운전기사 아내가 부당하게 돈을 받고 거짓 증언한 증거들을 밝혀낸다 

<펀치>는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선택들을 보여주는데 그 선택에는 명백한 선(), ()도 없다. 운전기사의 아내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악인이랄 수 있는 이태준도 자신의 인생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고 그것이 설득력을 갖는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선택을 내린다. 돈이면 무조건 다 된다는 생각만큼이나 돈보다 정의와 원칙이 마땅히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무서운 것은 그들이 호성처럼 세상을 꿈꾸며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있을 거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선택들은 잽이 되기도 하고 강력한 펀치가 되기도 할 것이다. 때리는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맞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쓰러지지 않고,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 그 힘은 무엇을까.

물론 그 힘은 때로 돈이나 자신의 안위를 위한 이기적인 마음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운전기사의 수술이 잘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운전기사 아내를 무고죄로 고소하라는 정환의 제안을 거절하는 하경처럼. 7년 동안 모시며 온갖 뒤처리를 해줬던 이태준을 잡기로 결심한 정환처럼.

 

 

<펀치>는 박경수 작가의 전작 <추적자 더 체이서><황금의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매 회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는 쫀쫀한 긴장감을 낳고 배우들의 호연이 이를 풍성하게 완성한다. 

윤지숙은 검사들과의 자리에서 연진을 배후조종해 검찰에 압력을 가하려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예 만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강재가 확보한 CCTV 영상에 연진과 만나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오면서 위기에 빠진다. 그 앞에 이태준 제가 잡겠습니다며 정환이 등장하면서 4회는 끝이 났다 

정환을 밀어내면서 심장의 반이 잘린 기분이라는 이태준의 말은 빈말이 아닐 것이다. 7년 전 검사 생활을 그대로 끝낼 위기에서 구해준 이태준에 대한 정환의 마음도 독하진 못할 것이다. 과연 정환은 세상을 향한 마지막 펀치를 어떤 식으로 날릴지, 2014년 마지막에 찾아온 그의 마지막 <펀치>를 기대해본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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